청와대- 아스테리온의 집
[ 청와대- 아스테리온의 집 ]
나는 지금부터 3년 전에 쓴 나의 글 [아스테리온의 집]이란 글을 읽고 있다. 나는 그때 박근혜 대통령의 일탈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글을 썼었다. 국정원과 비선라인을 이용한 통치를 통해 아버지처럼 불행의 길로 치닫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글에 실어 보았었다.
<발췌; 2013. 11. 24>
성인이 된 ‘테세우스’는 자진하여 괴물에게 바쳐지는 조공이 되어 크레타에 도착하여 ‘미노스왕’을 알현하였다. 그때 왕의 딸 ‘아리아드네’가 ‘테세우스’에게 반하여 그에게 보검과 실타래를 주었고 ‘테세우스’는 드디어 괴물 ‘아스테리온’을 칼로 찔러 죽이고 실타래를 이용하여 미궁으로부터 탈출하여 아테네로 돌아온다.
‘테세우스’(박근혜)! 나는 당신의 미래가 붉게만 보여 가슴이 아픕니다. 왜 사랑하는 ‘아리아드네’(국민)가 주는 보검과 실타래를 가지고 미궁(迷宮)에 당당하게 들어가지 않습니까? 적막과 고독 속의 괴물은 그곳에서 아무런 저항 없이 항복할 텐데요.
무작정 고향을 떠나 한강 인도교 끝에 있던 낚시가게에서 점원 생활을 하던 소년은 당신 어머니(육영수)의 운구차가 가게 앞에서 흑석동(국립묘지)으로 방향을 돌릴 때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하지만 정보기관의 수장에게 죽은 아버지(박정희)의 죽음에는 울 수가 없었습니다. 국토를 동서로 나누어 모든 국부를 동으로 보내고, 벌이가 없는 서쪽의 많은 청춘들에게 무작정상경이란 피난행렬을 안겨 준분이니까요.
‘근주자적(近朱者赤)’이란 말처럼 님도 아드리아네가 주는 보검과 실타래를 외면하고 정보의 벽으로 미궁을 만들었군요.
종남이가 종일이놈, 종미년과 손잡고 분단된 작은 국토를 동서도 모자라 다시 남북으로 쪼개다니요. 천안함이 침몰한 것도 연평도가 피격당한 것도 모두 종북이 탓이라니요? 이 나라를 지키는 것이 종북이 만의 의무는 아니잖아요? 무엇이 종북이라고 정의라도 내려주시죠. 그래야 어리석은 백성은 종북이와 같이 안놀 거잖아요. (얄미운 종일이! 종중이는?)
사람들은 많은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아스테리온이라 불리는 괴물이 민간인을 사찰하고, 인터넷에 댓글을 달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뿌려서 메이저 언론을 괴물의 기관지로 만들고, 각 기관에 돈을 뿌린다는 유언비어 탓이죠. 그러니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괴물은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스스로 죽고 싶어도 죽을 수도 없습니다. 오로지 님께서 보검을 휘둘려야만 하겠지요.
아스테리온의 집
아스테리온이 사는 집은 미궁이다. 그곳에 혼자 사는 괴물 아스테리온은 적막과 고독 속에서 소일거리로 온갖 놀이를 한다. 매년 조공이 들어오는 날이면 반가움과 설레임으로 조공으로 바쳐지는 사람들을 보기위해 다가가지만 사람들은 아스테리온을 보기도 전에 놀라서 죽어버린다.
언젠가 그중 한 명이 죽어가면서 언젠가는 당신을 구해줄 사람이 올 것이라는 예언을 한다. 그 사람은 진실을 본 것이다. 얼마나 괴물이 죽고 싶어 하는지를…….
그 후로 괴물의 삶은 바뀐다. 마음에 희망이 생기는 순간 더 이상 고독이 두렵지 않다. 왜냐하면 어딘가에 나의 구원자(심판자)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청각은 그의 발걸음 소리를 듣기위해 열려있다.
드디어 그날이 왔다. 테세우스가 온 것이다. 아침 태양이 청동 칼에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칼에는 이미 피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정말 믿을 수 있겠어, 아리아드네? 아스테리온은 전혀 자신을 방어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어.”
나의 생각
대개의 사람들은 자기방식(=세상방식)대로 생각을 한다 (사랑도 내 방식대로- 상대방에게는 치욕일 수도 있는데). 그래서 괴물은 무조건 강하고 그를 물리칠 사람은 오로지 영웅 한 사람뿐이라고 생각한다.
적막과 고독 속의 미로에 갇혀서 영원을 살라고 하면 괴물에게는 죽음이 행복이다. 그래서 조공으로 온 사람들과의 만남은 설레임 그 자체다. 그런데 모두들 괴물이 출현하기도 전에 다 죽어 버린다.(공포는 통치를 쉽게 하지만 결국 잘못으로 이끈다.)
보르헤스는 말한다. 무한한 세월 동안 인간의 글쓰기는 동굴 밖의 글쓰기에 불과하다. 미로의 모든 문은 열려있다. 카프카의 문 앞에서처럼, 우리는 문지기나 거짓 신화에 질려 미로의 열린 문 앞에서 허우적거릴 뿐이다.
지난날 나는 이 글을 쓰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아드리아네)이 주는 보검과 실타래를 받은 테세우스가 되기를 원했었다. 그러나 그녀는 나의 염려대로 청와대를 미궁으로 만들고 스스로 아스테리온이라는 괴물로 변해갔다.
이제 우리는 미로(라비린스)의 열린 문 앞에서 허우적거릴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