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피스텔 노인-9
쥬띠
2017. 4. 5. 16:50
[ 오피스텔 노인-9 ]
오랜만에 오피스텔 노인이 찾아오셨다. 경리가 은행에서 찾아온 돈 30만원을 드렸다. 나이 어린 70대의 동생분이 매월 30만원을 송금해주고, 경리가 은행에 가서 그 돈을 현금으로 찾아오고, 그 현금에서 관리비 15 만원 정도를 관리사무소에 현금으로 지불하는 시스템이 어느 사이에 형성되었다.
'그래도 돈을 부쳐주는 동생분이 계시니 다행이예요.' 경리의 말이다.
나는 아프다는 딸의 안부를 물었다.
‘수술이 끝나면 연락해주기로 했는데 전화가 없는 걸 보니 수술이 잘 안됐나 봐. 걔 오래 못살아. 초등학교 5학년 때 수술을 한 이후로 벌써 여섯 번째야.’
노인의 말에 의하면 자기 딸이 대한민국 최초로 심장판막증 수술을 받았단다. 노인은 한국일보에도 보도되어 당시에는 딸이 유명했었다고 말한다.
나는 아들의 죽음을 떠올렸다. 이어서 아내의 죽음, 이제 딸이 또 죽음의 소식을 전해올 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 최초라니 그 당시의 수술이 완벽하지 않았을 것이고 그래서 재수술을 하고 지금은 아마 심장판막이 다 삭았을 지도 모를 것이다.
나는 제망매가의 첫 구절을 읊조려 보았다. ‘생사로난 예 이사메 저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