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청년일자리정책에 대하여-6]
청년일자리에 대하여 기성세대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을 말해왔다. 기성세대는 청년을 경제의 수단으로서 인식하기 때문이다.
기성세대는 인구절벽을 우려한다. 인구밀도가 세계 3위인 나라, 도시에 밀집된 인구로 사람이 싫어서 모두가 스트레쓰를 받고,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1위인 나라인데도 기성세대는 인구절벽이 와서 경제적 부양층이 적어진다고 아우성이다.
인구절벽을 염려하는 그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부양층이 적어질까봐 염려하고 있다. 말하자면 킷대를 쥔 자들의 걱정일 뿐이다.
이제 청년들이 이러한 현실을 깨닫고 각성할 때다. 우리 청년사회를 규정짓는 외부환경은 어떤가?
우리 사회의 정의를 선도하는 검찰은 또 연례행사처럼 청렴 서약식을 치뤘다. 참가자가 1만 명이라고 하니 참으로 대규모다.
검찰이 서약식과 선서 등을 통해 그간 써 먹은 아름다운 문구는 책으로 출판해도 훌륭할 것이다. 공무원 중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문구를 쓰는 조직이 검찰이다.
나는 굳이 열거하지는 않겠지만 그들의 주옥같은 문구를 기억한다. 선서도 참 잘한다. 하지만 그럴 일이 없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얼마나 지킬 수 없는 거짓말을 많이 했는가? 지난 신문을 들쳐보면 금방 확인된다.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는 행하여져라’라는 문구를 가슴에 새긴 청춘들의 로망인 검찰총장은 ‘검찰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투명한 소통과 당당한 교류만을 하겠다.’고 서약했다. 나는 그 말이 가슴에 전혀 와 닿지 않는다. 지키지 못할 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검사들이 처음 공직에 들어설 때의 선서를 비롯해서 모든 그들의 선서가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알 수가 없다. 청년에게 하는 말인지 노인에게 하는 말인지?
국정원은 어떠한가? 뉴욕 타임즈는 그들이 한국 언론에 북한의 보도자료를 뿌리는 취재원이라고 보도했다. 우리가 보고 듣는 북한뉴스는 그것이 과거의 것인지 지금의 것인지 아니면 반반 섞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옛날에는 북한이 휴전선에서 대남방송을 하고 삐라를 뿌렸다. 우리는 그것을 규탄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북한에다 하고 있다.
지나온 그들의 역사 속에 얼마나 많은 거짓이 드러나고 드러나지 않은 사실은 또 얼마나 많았던가? 하지만 어둡고 공포스런 느낌의 그들이 변했다고 보기 어렵다.
노인세대들은 노파심으로 규정되는 세대이다. 그들은 하늘이 무너질까봐 걱정을 하는 세대이므로 필연적으로 보수적이다. 그들은 북소리만 나도 떤다. 변화도 두려워한다.
우리의 언론들은 신문 1면에 북한 소식을 대문짝만하게 실어 받아쓴다.
이제 한 50년은 들어오다 보니 환청을 느끼기도 한다.
좋은 국정원이, 국록을 먹고 정의로운 일만 하는, 정권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 꿈같은 소리다.
경제계는?
얼마 전에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이 통과되고 수혜의 1,2호 기업이 대통령의 친인척이었다고 했다.
어느 통계에 의하면 대기업의 세 부담이 중소기업보다 적다는 얘기도 보았다. 각종 예외규정이 너무 많아서란다.
법조계는? ……. 입이 아프다.
지금은 예전하고는 비교도 안 되는 비리공화국이 되버렸다. 이 모두가 경제가 최고라고 선동하고 또 그들의 경제타령에 열광한 국민들의 합작품이다. 권력형 비리, 법조비리, 금융비리, 방산비리, 경제사범 비리, 채용비리, 병역비리, 원전비리, 세무비리, 건설비리, 재개발비리, 관피아, 해피아, 모피아, …….
우리나라 상위 10%가 소득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고 하위 90%가 나머지를 가지고 경쟁하는 나라이다. 상위 10%는 끼리끼리 도와주고 비리에 연루되면서 상위 5%, 1%를 향하여 질주하고 있다. 더구나 상위 10%도 세대별로 통계를 내면 그 불평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청년세대를 예를 들면 청년 1인당 학자금대출로 진 빚이 676만원이고, 증여를 받은 청년 1인당 금액은 1억3456만원이라고 한다.
상위 5% 안에 있는 정책결정자들이 종부세, 법인세 등 불평등 완화를 위한 노력을 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이제 청년들이 이러한 현실을 깨닫고 각성할 때다. 우리 청년사회를 규정짓는 내부환경은 어떤가?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는 매일 연예인 소식으로 도배를 한다. 나는 마치 우리가 사는 세계가 연예인들의 세계인 듯한 환상에 빠진다. 매일 여자 연예인의 이름을 바꿔가며 몸매가 죽여준다는 둥, 공항패션이 장난이 아니라는 둥, 시쓰루 룩, 죽여주는 각선미, 아찔한 꿀벅지, 완벽한 뒷태, 너무 짧아 조심스러운 그녀 등…….
그럴 때마다 청년들의 관심사의 대부분이 연예인에 관한 것 같아 보인다. 어쩌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런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싶은 나의 마음이 이런 글을 쓰게 하는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청년세대의 대다수의 관심이 연예인과 외모 등 겉모습에 몰려있는 지 모른다.
그것이 진실이라면 정부의 청년대책이 의외로 간단해 보인다. 계속 연예인을 띄워주면 되니까. 그러나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한심하다는 생각과 함께 의혹도 든다.
가끔 정치인 얘기가 검색어에 올라오는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화들짝 놀란 댓글부대들이 계속 자판을 두들겨 대는지 10년 전부터 모아놓은 연예인의 추문이 터지면서 연예인 소식으로 다시 도배된다. 가끔 꿀벅지도 보여주면서.
나는 지난 날 뉴스에 오르내렸던 사이버 종사자들이 사라졌는지 궁금하다. 아마 어디선가 계속 자판을 두드리고 있을 것만 같다. 정부나 군부의 조직이란 게 예산을 삭감하고 조직을 폐쇄하지 않는 한 소속과 근무형태 등을 바꿔 계속 그 일을 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비선조직들의 전성시대다.
그러나 우리의 청년세대들의 대부분의 관심을 실시간 검색어가 대변하는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안 가질 수도 없다.
지금의 청년들은 무기력하다. 그들은 하우스 푸어, 워킹 푸어, 타임 푸어 등 온갖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듯이 보이지만 언론을 통해 보여 지는 그들의 모습은 화려하고 밝다. 어제의 여자 연예인은 오늘 그 외모를 알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변해서 TV 화면에 선다. 오로지 낄낄거리거나 먹는 모습에 열광한다. 먹빵의 시대이기도 하다.
지금의 기성세대가 지금의 청년이었다면 시대가 이렇게 타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은 청치에 관심이 많았고 불의를 보면 짱돌을 집어던졌다. 정치인들은 생계를 팽개치고 정의에 목숨거는 청년들이 두려웠다. 그때의 청년들은 현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정의가 경제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 세대가 이제는 정책의 결정자가 되어 경제가 최고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청년들이여 이 세대를 본받지 말지어다. 그리고 각성할지어다. 실시간 검색어가 연예인으로 도배되고 외모와 먹방에 올인하는 하는한 청년들을 위한 나라는 더 이상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