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스텔 노인 3 ]
오피스텔 노인이 방문하셨다. 손에는 관리비를 현금으로 장만하여 들고 오셨다.
경리에게 관리비의 은행 대납을 부탁하기 위해서다.
나는 안부를 물었다.
노인이 하는 말, '지난 10월 1일 아들이 죽었어.'
처음 오셔서 관리비 부탁을 하실 때의 밝은 얼굴이 몽타주되어 지금의 얼굴과 겹친다.
'이 근처에 아는 사진관 있어?'하고 묻는다. 인터넷을 뒤져 자세히 알려줬다.
'사진관은 왜요?'
'아내 영정사진 만들려구.'
쓸쓸히 돌아서서 나가는 노인네의 뒷 모습이 애처롭다.
아마 다음에는 오피스텔 노인이 자식이 죽은 줄도 모르고 침대에 누워있는 아내의 죽음을 알려줄 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나면 여기를 떠날지도 모르겠고...... 그때는 아내의 간병이 끝날테니까.
창밖으로 비치는 가을 햇살이 서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