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65)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사장이 10월 21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잘해보려고 했는데 누를 끼쳐 미안하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김인식 부사장은 이날 오전 경남 사천시 KAI 직원 숙소용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KAI 직원이 오전 8시 40분쯤 목을 매 숨진 김 부사장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 동아닷컴
나는 이런 뉴스를 접하면 가슴이 아프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돈과 연루돼 목숨을 스스로 끊었는지 모르지만 그 수는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최근에는 강원랜드, 또 금융감독원의 채용비리가 도마에 오르기도 한다. 국회의원을 비롯 온갖 정치 브로커들이 공기업과 그 유사한 기업을 인사비리, 사업비리, 비자금 먹기 등으로 똥칠을 하고, 그 와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돈이라는 놈에게 쫓겨 목숨을 버린다. 똥칠을 한 놈들은 또 다른 똥칠을 위해 다른 기업들을 찾아 돈을 동분서주 처먹어댄다.
그들의 얼굴을 보면 우리가 모두 알만한 사람들인데 도대체 부끄러움이란 없는 놈들이다. 자식들에게 스스로 똥칠 시범을 보이며 사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이명박 박근혜 시대에 들어 공기업들은 다 병들었다. 다른 정권이 다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떼도둑이 기승을 부린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일뿐 아니지만 우리 서민들은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는가? 조세저항이 가장 적은 불특정 다수에게 과하는 간접세처럼 우리는 미처 그 피해를 모르고 살아왔을 뿐이다.
공개채용제도를 버젓이 운용하면서도 90%이상을 뒤로 채용하는 그들은 청년실업으로 희망을 잃고 사는 청년들에게 조금도 미안해하지 않는다.
현대판 떼도둑들은 일제에 빌붙어 국민을 생각지 않던 친일파들의 맥을 잊고 있다. 백성들이야 어떻게 살던 내 알 바가 아니라는, 그래서 역사인식도 도무지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이른 바 개념이 없는 인간들이다.
박정희의 향수를 갖고 사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박정희의 통치 스타일이 그렇다. 국민을 쪼개서 1,2,3등급으로 나누고,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탄압하고, 역사를 친일사관으로 바꾸고……. 군 장성은 영남사람들로만 채우고, 역사를 통일신라를 위주로 축소하고, 인사채용을 암암리에 성골, 진골, 육두품으로 나눠 화이트리스트 인사정책을 추진하고……, 그 와중에 꿈을 잃었던 젊은이- 육두품에 못끼는 육사생들(호남출신) 등- 는 얼마나 많았던가! 이러한 정책은 전두환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그 이전에 반민특위를 깨부순 이승만도 마찬가지다.
내 생각은 많은 오류를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내 사는 삶 내내 가슴을 앓으며 살아왔다. 인생을 돈도 안 되는 사유의 세계에 빠져 허둥댔다. 어디 이게 나만의 잘못인가. 나는 어려서 반공도덕을 배우고 사춘기에는 국민윤리를 배웠다.
그 이후에 객지생활 40년에 못된 놈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 내가 말하는 못된 놈들이란 번지르르한 대학 나오고 개념 없고 역사인식 없는, 돈이라면 백성이 죽고 고통을 받아도 사족을 못 쓰는 친일파 쏙 빼닮은 놈들 말이다.
그런 놈들은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 모두 보수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진정한 보수는 기득권자나 배운 도둑들을 가려내야만 확보할 수 있다.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보수를 입에 들먹이며 어버이연합 등 단체를 지원하고, 댓글을 달고, 세월호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사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온갖 나쁜 짓을 보수의 이름으로 자행하는 자들을 격리시켜야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회복할 수 있다.
뉴스에서 회자되는 죽은 사람은 할 말이 너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돈에 눌려 신음하다가 죽었을 것이다. 어디 돈에 눌리는 사람이 그들뿐이랴?
최근에 김광석이란 영화가 나오면서 그가 타살됐다는, 그리고 그 딸도 10년 전에 타살된 것 같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다. 돈이 뭐길래?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돈 없으니 속은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