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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으니 속은 편하다-2

쥬띠 2017. 9. 27. 10:35

[ 돈 없으니 속은 편하다-2 ]

 

국토교통부 재직시절 억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경찰수사를 받던 도태호(57) 경기 수원시 제2부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26일 오후 35분쯤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공원 내 원천저수지에서 도 부시장이 물에 빠져 숨져있는 것을 119 구조대원들이 출동, 병원으로 옮겼다- 연합뉴스

 

또 이런 우울하고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자살한 장소는 내가 사는 곳에서 그리 멀지도 않다.

1987년 행정고시를 패스한 그가 어떤 행로를 걸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도 여느 사람들처럼 돈에 쫓겨 결국 돈보다 못한 인간이 되었다.

! 공직이란 국민의 공복으로서 생애의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가깝게 지냈던 참 많은 사람들이 돈 때문에 몰락하는 것을 보았다.

지금 그들은 어떻게 살까? 그래도 자살을 하지 않았으니 돈보다는 나은 삶을 살 것이다.

 

그러고 보면 돈에 쫓겨 다니는 사람은 빈부와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는가 보다. 돈만 보면 이성을 잃고 사족을 못 쓰는 사람들이 이 사회의 시스템을 장악하고는 돈을 위해서 봉사하고 돈을 숭상하면서 주름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이 인간을 우습게 알고 함부로 날뛰는 것이다.

 

지금의 기성세대들은 눈을 떠도 감아도 경제가 제일이라고 소리치는 욕심 많은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 덕에 어느새 공직의 고위직들은 예전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자들 일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검찰, 법관들의 행태를 보면 그들이 국민의 공복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지 의문스럽다. 스스로를 다른 공직자들과는 달리 귀족 공무원이라고 하는 선민의식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어디 공직만이 그러랴.

올해 상반기 은행지주회사들의 순이익이 급증해 4년 만에 최대의 실적을 거뒀다고 한다. 작년 상반기에 비해 24342억 원을 더 벌여 들였다고 금융감독원이 발표했다. 그런데 그 수익의 대부분이 이자수익이라고 한다.

이제 벌어들였으니 성과급 잔치들로 그들은 풍성한 한 해를 보낼 것이다. 그들은 서민들의 피(Fee)를 먹는 흡혈귀와 다를 바 없다.

 

지금 우리 사회는 돈이 넘치고 있다. 문제는 그 돈이 한쪽으로 몰리고 비도덕적으로 사용되는 데에 있다. 돈은 오늘도 삼킬 자를 찾아다닌다.

80년대 후반이었나? 칼 막스의 자본론이 해금되었다. 나는 김수행교수가 지은 <자본론>과 몇몇 번역서들을 탐독했다.

그러다 사업이 망하고 노동일(당시 대산화학공단의 삼성플랜트)을 하면서 다시 읽고 노동의 대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모든 비자금의 원천은 노동의 착취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진부한 얘기일지 모르겠으나 기계나 부품 값을 조작해서 비자금을 마련해도 결국은 그 기계나 부품을 만드는 협력회사의 하청 노동자에게 그 비용이 전가된다.

 

당시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조성사건으로 떠들석하던 때다. 내가 일하던 삼성의 계열사도 하루에 비정규 노동자가 수천명씩 플랜트작업에 투입되었는데, 그 계열사에도 삼성구조본에서 할당된 비자금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비자금의 최대 수혜자가 공무원들이고 법관과 검사들부터 전방위적으로 비자금이 살포되었을 것이다. 이른 바 삼성사단이란 말이 나도는 이유다.

 

이야기를 하자면 한도 없고 두서도 없이 '도 부시장'의 자살사건으로 횡설수설해 보았다.

어찌됐든 돈 없으니 속은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