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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댓글사건에 부쳐

쥬띠 2017. 9. 29. 15:30

[ 국정원 댓글사건에 부쳐 ]

 

최근 박근혜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댓글 조작사건이 시끄럽다.

82명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국정원, 심리전단에 이어 기무사까지 관련이 되었다니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고, ‘! 그래서 그랬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하다.

그 당시 그런 일로 고통을 받은 사람이 유명인뿐이겠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을지는 불문가지다.

나도 그 많은 일반 사람들 중에 하나라 생각되어 몇 자 적어본다.

 

나는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로 많은 심적 아픔을 겪었다. 그 소회를 <봉하마을 답사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그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고인을 욕보였고 최근에는 정진석 국회의원이 또 불을 지폈다. 물론 지금이야 아무 탈이 없겠지만 고인을 정치적인 이유로 욕보인 사람들은 천당에는 어차피 못갈 것이고 죽음 앞에서 대가를 치룰 것이다.

그들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지 않는 전형적인 친일파 스타일이다. 자기들만 잘 살면 남의 나라의 아픔을 무시하는 일본이 지금도 그렇지 않은가?

그 당시 유명교회 목사가 설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욕보였다. 그것은 또한 나에게 커다란 충격이었고 그 분노를 추스리는데 애를 먹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국정원이 영향력이 있는 교회를 그냥 놔두었을 리는 없다고 추측해본다.

 

세월호는 더 아픈 사건이었다. 나는 그때 쓴 시를 글로 올린 바가 있다. ‘아드르노아우슈비츠 이후에도 시를 쓴다는 것은 야만이다.”라고 언명했듯이, 나는 세월호 이후로 서정시를 쓸 수 없을 거란 얘기도 했다.

언젠가 정 아무개란 친구와 전화로 싸운 적이 있다. 그는 광주의 유명교회 목사의 설교를 동영상으로 보내왔다. 그 목사는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 세월호 유족들을 욕보였다. 시위하는 그들이 소위 좌빨이란 설교였다. 그 목사의 설교 내용은 국정원의 지침서 같았다.

나는 정 아무개를 원색적으로 욕했고 카페지기의 추방으로 우리는 오프라인인 전화로까지 연결되어 싸웠다. 그리고 그가 전직 국정원 직원이었다는 사실을 인터넷 실명검색을 통해 알았다.

 

하고픈 얘기야 끝이 없지만 인터넷 댓글애기를 해야겠다. 나는 인터넷에 정치적인 글과 더불어 원전건설 반대의견을 많이 올렸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글이 삭제되고 내 컴퓨터가 말썽을 부렸다. 내가 컴퓨터에 치고 있는 글이 자꾸 사라지거나 무한대로 복제되어 글을 쓸 수가 없게 되었다.

나는 궁여지책으로 2011년도에 블로그를 개설하고 글을 비공개로 썼다. 정치적인 글은 물론 꼭 보관해야할 문학적인 글도 사라졌기 때문이다.

비로소 마음의 안정도 조금 가질 수 있었고 2, 3년 전부터는 페이스 북에 글을 이따금 조심스럽게 공개해왔고 지금은 비교적 자유롭게 공개한다.

 

지금에는 아내도 내가 당했던 일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해 준다. 나는 교회를 다닌다. 소설 <예수 바라바>도 쓴 적이 있다. 그럼에도 교회에 가면 섬처럼 외롭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우리의 교계는 지금 잘 가고 있는가? 나는 강남과 전국의 잘 나가는 유명목사들의 행태들이 못 마땅하다.

잘은 모르지만 화이트 리스트는 그들의 이름을 많이 싣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