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법원에 근무하는 현직 판사가 변호사와 사건 관계인 등에게 억대 금품 등을 받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은 이 판사를 재판업무에서 배제하고 사실상 대기발령인 사법연구 명령을 내렸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관할 법원에 근무하는 ㄱ판사(36)는 이 지역 변호사와 사건 관계인에게 골프접대 등을 비롯해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의혹이 제기된 수뢰액만 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직 법관의 수뢰 의혹은 ㄱ판사 부인이 법원에 진정하면서 시작됐다. ㄱ판사 부인은 올해 초 남편이 사건 관련자에게 불법적인 금품 등을 받았다는 내용을 법원행정처에 알렸다.
오늘 경향신문에 난 기사다.
가끔 법원에 근무하는 엘리트들을 생각할 때가 있다.
과거 젊었을 때에는 <하늘이 무너져도 정의는 행하여져라>는 문구를 가슴에 새기고 오직 정의를 위해 양심과 법률에 따라 판결을 내리는 멋진 판사가 눈에 떠올랐었다.
세월이 흐르고 지금은 <전관예우>를 금과옥조로 삼고 권력의 눈치를 보고 뇌물과 공짜 술에 빠른 엘리트에 불과하단 생각이다.
내가 양승태란 양반을 안 건 수년 전에 독립영화관에서 <두 개의 문>이란 영화를 보고서다. 내가 그 양반이라고 하는 건 자꾸 욕이 나오려고 해서다. 그 양반이 용산참사 판결이후 승승장구의 길에 들어섰다는 멘트가 영화 자막에 나왔었다.
그런 양반이 사법부의 수장이 되었다니 그 사이 침묵을 지킨 법원의 엘리트들은 다 알쪼다. 얼마나 양승태 부역자가 많았을까? 그렇지 않아도 일부 국민들은 그들을 S사단이라고 부른다. 삼성의 따까리란 얘기다.
삼성의 비자금이 천문학적인 수치란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러니 삼성의 회계도 엉망이고 회계법인은 더 엉망일 것이며, 이는 관료엘리트들의 도움 없이는 그리고 최후의 보루인 법관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한 얘기다.
뿐 아니다. 한국일보에 의하면 노동부 관료들이 삼성의 불법고용문제에 대한 근로감독관의 조사결과를 삼성직원인 듯 막았다고 보도했다.
또한 삼성노조설립에 대한 삼성의 대책회의에 경찰간부가 참석했다고 한다.
어디 삼성뿐이겠는가? 지난 정권부터 지금까지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을 비롯하여 관료들의 대기업에 대한 행태는 그야말로 목불인견이다.
최저임금 문제로 시끄럽다. 요즈음의 양상은 소규모 자영업자와 비정규 노동자들 간의 갈등양상으로 번진다. 70년대부터 지금까지 파이를 키워야한다고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고 그리고 파이가 커지면 나누겠다고 정치가와 관료들은 주장했다. 하지만 그들의 관심은 그들의 입과는 언제나 따로 논다. 입이 아니라 주둥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서도 을과 을의 갈등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쳐다본다.
왜 미리 관료들은 대처하지 못했나? 노동문제나 최저임금 문제에는 이익단체나 당사자들의 로비나 뇌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문제가 아닌 남의 문제였던 것이다. 삼성처럼 노동자들이 비자금을 퍼부었으면 적어도 긴 세월을 낭비하지 않고 최저임금문제에 미리 대처했을 것이다.
삼성의 이건희씨는 누운 채로 4조를 벌었다는 뉴스를 오래 전에 보았다. 작년에 부동산 가치가 700조 정도 올랐단다. 불로소득은 넘쳐나고 상대적으로 부동산이 없는 사람은 손가락 빨 일이 늘었다. 그저 죽을 때까지 힘든 삶을 살아야 한다.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점점 더 상황이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건설 노동자와 청년들은 시간 당 7천원에 노예처럼 일한다. 주 5일 근무니 52시간이니 하는 것은 사치스런 얘기다. 국회의원과 권력기관의 특활비는 얼마며, 공짜 술에 골프접대, 접대 해외여행에 바쁜 그들이 뭐가 아쉬워 그 문제에 골머리를 썩이겠는가?
정책적 의사에 관계하는 엘리트관료들은 이익과 줄서기에 민감하다. 그 좋은 머리를 국민에게 봉사하면 좋은 데 대기업을 위해 봉사한다. 나중에 자신이 낙하할 피 감독기관에게 봉사하고…….
죽어도 사라지지 않는 전관예우를 비롯하여 낙하산 등, 엘리트관료의 병폐는 태산처럼 많다. 그들이 <부익부 빈익빈>의 시스템을 공고화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그들은 노동을 모르고 관심도 없고 공짜 밥과 술에 더 빠르다. 한 번 뇌물을 받은 사람은 영원히 뇌물을 탐하게 되어있다. 공짜가 가장 비싼 법이다.
아! 비자금이 없는 곳을 찾아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엘리트는 정녕 없다는 말인가?
을과 을이 싸우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솔로몬의 지혜를 짜내야 한다. 영세자영업자를 살리는 문제도 중요하고 노동자나 알바의 최저임금문제도 중요하다. 그러니 엘리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지혜를 짜내야 한다. 업종을 정해서 정부의 지원을 늘린다든지....
그런데 주말이면 골프접대 받고 저녁에는 룸싸롱에서 뜨거운 밤이나 생각하는 얼빠진 엘리트가 주류를 이루는 한 해결은 요지부동이다.
민중을 개, 돼지라고 말할 정도로 그들은 잘 먹고 잘 산다. 비자금이 넘치는 사회니까 말이다. 기업마다 비자금 마련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엘리트관료들은 비자금의 최대 수요자다.
오죽하면 부인이 남편을 고발했겠는가? 대한민국에서 이런 공직자의 아내가 많다면 좋을 텐데……. 모든 부인들이 공범이니(?) 남편이 미 투로 재판을 받아도, 기쁨조로, 별장접대로 시끄러워도 보호하기 급급한 게 부인 아닌가?
최저임금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방법을 모색하는 엘리트관료들이 많아져야 한다. 해마다 닥치는 문제를 회피만 한다고 되겠는가?
아! 그래서 최저임금의 문제는 해결난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