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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회장의 죽음에 부쳐

쥬띠 2019. 12. 11. 11:37

김우중 회장이 지난 9일 향년 83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한국의 기업사에 커다란 족적과 아픈 상처를 남기고 파란 많은 삶을 마감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그에 대한 평가도 명암이 엇갈린다. 그럼에도 그가 대한민국을 위해서 기업을 위해서 쉼 없이 뛰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한 사람의 삶을 돌이켜 보면, 커다란 실수와 아쉬운 부분이 눈에 띄지만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반복의 길을 걷는다.

주역을 보면 길할 때도 흉할 때도 군자는 겸손하고 경망하게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달이 차면 기울 듯, 인생의 성공의 8, 9부 능선에서 멈추고 다시 살펴 볼 줄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그 순간에 멈출 줄 아는 자가 드물다.

 

김우중 회장의 실패의 원인은 쉴 줄을 모른 것이 실패의 원인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일 년 365일 일만 생각했으니 쉬는 중에 반성과 점검의 기회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인생에서는 얼마나 많은 IMF가 도사리고 있는가? 성공에 취한 많은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쓰러지는 것을 우리는 언론을 통해 매일 보고 듣는다.

 

대우는 권위주의 시절, ‘부실기업 특별정리라는 정책에 편승하여 유리한 조건으로 기업을 인수하고 정책자금을 지원받았다.

대마불사아무리 많은 부채도 벌어서 갚으면 된다.’란 신기루 같은 신념으로 무리한 차입경영과 공격적 인수합병 및 기업규모 확대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관료와 정치권에서는 부실기업특별회계에서 쏟아지는 정책자금의 부스러기에 취해 마구마구 대우를 밀어줬다.

말하자면 공범인 셈이다. 기업가가 거의 공짜 같은 정책자금을 마다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러나 정권도 바뀌고 기업환경도 바뀌자, 유동성 부족에 빠지고 계속적인 차입을 위해 결국 분식회계를 자행했다.

그 결과로 말년에 그는 징역을 살고 추징금 17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어디 그 한 사람의 고통이었겠는가? 대우 맨들과 워크아웃으로 절망 속에 빠졌던 셀러리 맨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란 책을 읽고 꿈을 키웠던 사람들의 아픔…….

 

김우중 회장이 한 번쯤 8, 9부 능선에서 대우라는 기업 전체의 심사분석과 문제점을 검토하고 잠시 쉬어갔더라면……,

인간은 때때로 쉬어야 한다. 교만, 욕심, 명예……, 이딴 것과 잠시 결별하고 자신과의 시간을 가져야한다

 “, 우중아! 나는 지금 잘하고 있니?”, “? 글쎄, 나 우중이는 바빠서 생각해 보지 않았어.”

 

그가 남긴 빚은 결국 국민의 몫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