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님의 <말을 위한 기도>란 시가 있습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려놓은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 더러는 허공으로 사라지고 더러는 다른 이의 가슴 속에서 열매를 맺기도 했을~』, 이런 내용의 시입니다.
나는 정월 나혜석님이 뿌려놓은 말과 글들이 120년이 지난 지금 내 가슴 속에서 뿌리를 내린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제 나는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책임을 느낍니다.
어느 날 나는 나혜석이 결혼식을 올렸던 정동교회에 갔습니다. 교회 옆 계단에서 서있을 때 새 한 마리가 내 곁에 날아와 앉았습니다. 내가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 주어도 날아가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 새를 안으려고 손을 뻗었는데 새가 날아갔습니다. 그 새가 날아간 하늘을 바라보며 나는 나혜석을 생각했습니다. 나혜석님은 그렇게 나를 찾아온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시극 <아, 나혜석>은 한 사람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간 정월 나혜석님에 대한 나의 오마주가 될 것입니다.
나혜석님의 자화상을 보며 나혜석님에 대한 시극, 시나리오, 뮤지컬 등의 작업을 통해서 나혜석이라는 조각상을 마음속에 완성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내 가슴 속의 아름다운 열매가 될 것입니다.
올해는 시극 <아, 나혜석>을 잘 준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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