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병신년이며 나혜석 탄신 1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온갖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나는 지금 나혜석과 씨름하며 산 지가 2년이 다 되어가니 인연이라면 인연이 될 것이다. 더욱이 나혜석과 나는 띠 동갑이다. 붉은 원숭이띠! 잔나비는 역마살이 많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나혜석처럼 전세계를 돌아다니고 안동현 만주 봉천 블라디보스톡 등 이곳 저곳으로 옮겨가며 산 사람도 드물 것이다. 나도 그에는 못 미치나 역시 잔나비처럼 역마살이 내 인생 가득이 채우고 있다.
내가 시라소니처럼 세상의 흐름에 홀로 떨어져서 살아가는 것처럼 나혜석도 세상의 흐름에 거세게 저항하다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숱한 사람들과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았지만 중구는 난방이라, 그들이 내뱉는 욕을 감당하기에 지쳤다. 나혜석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그녀의 비난거리 한 두가지는 다 가지고 있어서 돌아가면서 비난한다. 그들이 툭툭 내뱉는 한 두마디가 마치 권투선수의 잽처럼 내 정신을 혼미하게 하고 아프게 한다.
이제 시나리오도 많이 썼지만 잠시 접어두고 120주년이 되는 4월 28일 공연될 나혜석의 시극을 쓰고있다. 올해는 나혜석에 대한 글을 마치고 나혜석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녀도 나의 열심을 이해해 주고 용서하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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