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내가 옳지 않았다면 - 2

쥬띠 2018. 1. 29. 16:01

[내가 옳지 않았다면 - 2]

 

내가 옳지 않았다면

내가 어떻게 당신을 고문했겠어요.

그래도 허물이 남을까봐

하느님께 늘 기도한답니다.

당신이 두고두고 나를 원망할 지라도

나는 옳은 일을 했을 뿐입니다.

 

이제 나는 은퇴했습니다.

좋은 차, 좋은 집과 훈장은

내가 옳았다는 증거입니다.

증거라도 정말 확실한 증거지요.

연금도 제법 많이 받습니다.

이제 고문의 추억도 다 희미해져 갑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30년도 더 전의 일을 가지고

떠드는 인간들이 있습니다.

참으로 몰상식하고 염치없는 인간들입니다.

저나 나나 다 늙어서 무슨 힘이 있다고 그리 떠듭니까?

억울하다니? 한 마디로 웃기고 자빠졌네.’이지요.

 

나는 하늘을 우러러 부끄럼 한 점 없지만

성경책을 들고 교회에 갑니다.

제가 장로가 된 지도 오래 전의 일입니다.

땅의 복도 넘치지만

하늘의 복도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의 아내와 자식들도 나를 자랑스러워하지요.

 

나의 아내와 자식들은

한 번도 의문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당신들이 언제나 그러했듯이요.

! 잘 먹고, 잘 살고, 훈장 받고, 연금 받고,

그래서 내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는 서운함도 참을 수 있답니다.

 

* 추신: 그 당시 고문을 한 많은 공직자들이 훈장과 포장을 탔다. 그리고 당시 고문을 당한 많은 민간인들이 무죄판결을 받았다. 현재 두 부류의 사람들은 천국과 지옥의 삶을 아직도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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