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이 끝나고 지난 화요일(1.21) 뒷풀이를 했다. 건배를 하고 케익을 자르고 선물을 주고 저마다 돌아가며 소감을
발표했다.
광대(여)는 소감을 얘기하다 역을 맡겨준 데에 대하여 감격하여 말을 다 끝맺지 못하고 울었다. 비통한 리어왕의
아픔을 위로하려고 분장한 얼굴로 노래를 부르던 광대를 나는 똑똑히 기억한다. 나 역시 그 곁에서 울먹이며 켄트역과
시종역을 했으니까.
"연출가의 무덤이라는 '리어왕'을 올려주신 극단 성의 대표님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연극중의 연극이요.
알파이자 오메가인 '리어왕'에서 켄트역을 맡아, 극을 시작하는 첫대사와 마지막 리어왕의 주검 옆에서 통곡하는 대사를
하게 해주셔서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공연의 일등 공신은 단연 관객입니다. 두시간 반동안 자리이탈 없이 배우보다 더 진지하게 관람해 주신 관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올립니다."라고 대표는 말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번 공연의 기억은 나의 삶,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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