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각색에 대하여

쥬띠 2014. 2. 23. 22:49

 

 

    처음해보는 각색작업이라서 몇 자 기록해 봅니다. 저는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합니다.(실례)

    처음에는 나름대로 2~3일의 일정에 맞춰 각색한 대본을 보내주었는데, 1차 독회후에 연출자에게서

전화연락이 왔습니다.

    “모노드라마로 다시 각색해 주세요. 출연진을 여러 명 할 게 아니더군요. 1명이면 족할 것 같아요.

캐스팅과 예산을 고려할 때 그게 좋겠어요.”

    저는 열나게 모노드라마로 작업을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힘들고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공부한다는 자세로

   작업에 들어간 것이지요. 옛날에 '마르크스 뉴욕에 가다'란 모노드라마를 읽은 기억을 살려 작업이

거의 끝나갈 때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아무래도, 만나서 얘기하는 게 좋겠습니다”란 연출자의 얘기에 다시 주중에 만났지요.

    “대본 중에 아버지와 오빠는 남자배우를 1명으로 꼭 출연시켜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하녀 시월이와

떡장수를 경희가 1인 다역을 하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2인극이 되는 거죠. 재봉틀, 모기장은 제가 꼭

준비할 게요.” 라고 합니다.

    “언제까지요?”

    “내일 모레까지요.”

    그래서 부랴부랴 2인극에다 3인극도 가능하게 다시 썼습니다. 2인극일 경우는 남자 한 명이 아버지,

오빠 역 외에 여자역할도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여자 역은 가면(각시 탈)을 쓰고 하면 어떨까?’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하지만 여자 1명이 더 출연하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여자 1명이 시월이,

떡장수, 오라버니댁까지 소화하면 되니까요. 물론 저의 의견일 뿐이고 결정은 연출가가 알아서 하겠지요. 

    번개불에 콩 구워먹는 작업이라 부담이 큽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각색이니 잘 쓰셔야 합니다.”라고 연출자가 못을 박습니다. 어찌됐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게 마련이니까 끝까지 해봐야지요.

   '선 무당이 사람 잡고, 꿩 잡는 게 매라고 하잖아요?' 저에게는 최초의 각색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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