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견딜 수가 없네

쥬띠 2014. 6. 12. 11:50

오늘도 나는 슬픔을 줄에 널어 말린다.

 

같은 하늘에 살면서도 너무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

 

모두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슬프지 않다. 그러나 그 생각이 밖으로 표출되고, 표출된 생각이 어떤 경향을 띄고, 그 생각을 바라보는 것은 때로 슬프다. 그런데 그러한 경향들이 잦아지고 강도가 커지면 슬픔을 넘어 견딜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시인은 말했다. 견딜 수가 없다고.......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견딜 수 없는 슬픔을 안고 가야하는가? 나는 가끔 슬픔에 젖은 마음을 쥐어짜고 줄에 널어 말린다.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땅에 부자와 권력을 가진 자와 많은 명예를 가진 자들이 자꾸 아프게 한다.

이 땅에 부자가 되고 권력자가 되고 명예롭게 된 자들이 자꾸 아프게 한다.

이 땅에 부자가 되고 권력자가 되고 명예롭게 되려는 자들이 자꾸 아프게 한다.

어떤 이는 일제시절이 좋았다고, 어떤 이는 독재시절이 좋았다고.....

 

 

내가 아는 여자 목사는 모임에서 요트 얘기와 아우디, 벤츠 얘기를 줄기차게 한다.

회원은 각자 다른 말을 하지만 결국은 비슷한 말을 한다. 그래서 점점 과묵해지는 회원도 생긴다. 세월이 흐르면서 완고하고 이기적으로 변하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슬프다.

그래서 나는 상처를 받았다. 하고픈 말이 많았으나 모임이 깨질까 염려스러워서다.

1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떠나간 이와 떠나려는 이가 늘어가기도 한다.

 

시 한 편으로 마음의 위로를 받는다. 빨랫줄 같은 시 위에 내 젖은 마음을 널어본다.

 

 

 

견딜 수 없네

 

갈수록, 일월이여,

내 마음 더 여리어져

가는 8월을 견딜 수 없네

9월도 시월도

견딜 수 없네

흘러가는 것들을

견딜 수 없네

사람의 일들

변화와 아픔들을

견딜 수 없네

있다가 없는 것

보이다 안 보이는 것

견딜 수 없네

시간을 견딜 수 없네

시간의 모든 흔적들

그림자들

견딜 수 없네

모든 흔적은 상흔이니

흐르고 변하는 것들이여

아프고 아픈 것들이여

-정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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