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마음이 몹시 아프다.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나 보다. 마음의 상처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니.
이번 휴가에서 제주도에서의 풍경을 밴드에 올렸다. 그랬더니 '집 떠나면 개고생이여'란 멘트에 이어, '왠 자랑질?'이란 멘트가 올라왔다. 그들은 10년 넘게 만나 모임을 하는 모임의 회원들이었다. 처음 30명 넘게 시작한 모임이 10년 사이에 10 여명이 떠나가고 이제 20 여명이 남았다. 떠난 사람들은 거의가 나이가 많았고 어떻게 하다보니 이제 내가 그 모임에 참석하는 회원 중에 최연장자가 되었다.
그런 멘트를 날린 사람들은 58년 개띠다. '개같은 놈들!'이라고 말하며 웃어넘기려 해도 잘 안된다. '양아치 같은 새끼!!!!!'라고 욕해도 더욱 부아가 돋는다. 왜 그럴까? 그것은 자격지심일지도 모른다. 나를 비아냥거렸다는....., 그래도 내가 더 나이가 많은데.......
어쨌거나 나는 즉시 그 밴드와 카카오 톡을 탈퇴했다. 다음 모임에도 나가지 않을 작정이다.
'무덤까지 우정을 변치 말자'던 다른 회원들을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아프다. 나에게 그런 멘트를 날린 그들은 어쩌면 내가 이렇게 상처받은 줄도 모를 것이다. 다음에 만나서 말하면 '그랬어요? 뭐 그까짓 것 가지고 그래요. 속 좁게시리...'라고 말하며 웃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멘트는 내 마음에 석면처럼 달라붙어 암덩어리처럼 끈적거린다.
나는 지금 이해인님의 <말을 위한 기도>를 읽고 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수없이 뿌렸을 말의 씨들이
어디서 어떻게 열매를 맺었을까
조용히 헤아려 볼 때가 있습니다.
(중략)
매일 매일 돌처럼 차고 단단한 결심을 해도
슬기로운 말의 주인이 되기는
얼마나 어려운지
(이하 략)
어쩌면 나도 살면서 이보다 더 심한 말들로 남에게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모임을 떠나간 10 여명의 회원들도 나처럼 상처로 떠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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